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자기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면 잘 잊어 버립니다. 그리고 또 어떤 면에서는 그렇게 잊어버리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사람의 잘못이나 실수를 계속 기억하는 것은 분명히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잘못도 지나치게 기억한다면, 그 죄책감은 삶을 무기력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하지만 항상 잊지 말고 있어야 할 것들도 있어 보입니다. 주변에 있기 때문에, 그리고 언제나 손만 내밀면 잡을 수 있는 곳에 있기 때문에 망각하고 지내는 것들은 또 얼마나 될까요? 요즘 제가 그런 생각을 자주 하고 있습니다. 큰 문제가 있어서라든가, 삶의 결정적인 변화가 필요한 자극이 주어져서가 아니라 항상 내 옆에서 잔소리도 하고 필요한 도움도 베풀어주던 집사람이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여행을 가고 나서 느끼게되는 빈 자리가 너무 커서 그렇습니다. 총각때는 정말 어떻게 살았는지(아, 그때는 부모님이 계셨군요. ㅋㅋㅋ) 잘 모르겠습니다.
겨우 10여일 떨어져 있었던 것을 가지고 뭐 그렇게 호들갑을 떠느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을 듯 합니다. 글쎄요. 그게 잠깐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오히려 저는 이상해 보입니다.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지만 (둘 다 30일때 결혼을 했습니다. ^^) 항상 붙어 다녔기 때문에 더욱 허전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옆에 없는 아내의 빈 자리가 너무나 커 보이는군요. 아직도 아내가 돌아오려면 보름 정도가 남아 있는데, 그 남은 날들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벌써 한숨이 나옵니다. 휴~
이렇게 가끔씩 빈자리를 느끼게 되면, 있을 때 더 잘해주지 못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뒤돌아 보면서 그때 좀 더 잘해줄껄, 그때 왜 그렇게 했었던가! 라면서 후회를 하게 되는것이 또 인간의 모습이 아닌가 싶기두 하고요. 그러면서 다시 비슷한 상황이 되면 예전으로 돌아가 버리는 것이 정말 망각의 동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잠시 아내가 없는 상황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지만, 평생의 대부분을 떨어져 지내는 부부들의 경우는 또 어떨까요? 남미에서 거주하는 동안 저는 그렇게 떨어져서 생활하시는 부부들을 상당수 보았습니다. 직장 때문에 그런 경우도 있었고, 또 다른 문제 때문에 그런 부부들도 있었습니다. 아예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서 5대양 6대주에 떨어져서 사는 가족도 있었습니다. 물론 나름대로의 경우가 있겠지만, 이 짧은 인생 동안 굳이 그렇게 따로 떨어져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가며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렇게 부부가 서로 의지하고 살다가 한쪽이 사별을 하게 되는 경우는 또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어떤 통계에서도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금슬이 좋았던 부부의 경우, 한쪽이 사망하게 되어 사별할 경우 다른 쪽도 오래 생존하지 못하는것 같다는 지적을 본 적이 있습니다. 겨우 며칠 떨어져 있었는데도, 그런 생각이 이해가 됩니다. 이렇게 아쉬운 것을 보니 제가 평소에 아내를 무척이나 의지하고 있었나 봅니다. 그게 이렇게 느껴지는 거겠지요. ㅎㅎㅎ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지난 13년동안 우리 부부는 참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두 나라 4개 도시에서 살아보았고, 5개 나라를 여행을 했습니다. (거의 다 육로로 차를 가지고 말이죠) 그리고 그때마다 즐거움과 어려움을 느껴보았습니다만, 언제나 둘이 있었기에 행복했었습니다.
좋은 성격에 장점만 가진 사람이 아니기에 가끔은 다투기도 하지만 여전히 제 아내는 제게 최고의 친구이고 연인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금씩 여기 저기 삐걱이기도 하고 힘든 순간들도 경험하고 있지만, 우리 부부는 언제나 행복한 생활을 추구하면서 살아갈 것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다짐해 봅니다. "있을 때 잘해"라고 말이죠. ㅎㅎㅎ;; 아내가 돌아오면 이전보다 좀 더 잘 해 봐야겠다고 다짐을 해 봅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이 글을 읽게 될 아내에게 큰 소리로 전하고 싶군요. "여보~ 사랑해!!! 내 걱정하지 말고 잘 있다와!"
저도 그렇게 되기를 흽망했는데 그게 안되네요. ㅜ.ㅜ
언제나 으르렁거리는 늙은 부부의 전형적인 앙숙같은 거 있지요? 자꾸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산에 갔다 오면 올리는 사진과 글에 남들 부부가 동반산행하는 사진을 뒤에서 찍어 블로그에 포스팅하면서 쓰는 말이 있습니다. "제일 하고 싶다는것. 저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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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있을때 잘하시지....ㅎㅎㅎ 그래도 보름만 있으면 오시니 마음 편하게..... 그러다 안오시면....아닙니다. 농담입니다. ㅎㅎㅎ
2010/02/23 18:29글쎄 말입니다. 다음 주 말에나 오게 될텐데, 정말 안 오면 어떡하죠? ㅎㅎㅎ
2010/02/25 11:05형~ 저런 다정한 사진 인데도 모자이크 처리를 해버리시니...
2010/02/23 21:56왠지 다른쪽(?) 생각이 들라구 그러네염 ㅋㅋ~ (죄송~ )
전 지난주에 식구들 다 잠든 후에
잭다니엘 싱글배럴을 마시는데 갑자기 와이프 생각이 울컥 나는 거에요
8년 넘게 살을 맞대고 산 사람이구
바로 옆방에서 자고 있는데...
이런게 신개념 주사 인가요 ㅎㅎㅎ~
글쎄... ㅎㅎㅎ;; 아무튼 항상 옆에 있던 아내가 옆에 없으니까, 아주 허전해. ㅎㅎ
2010/02/25 11:06애나 어른이나 역시 애착이 중요한 건가 보다.
2010/02/24 23:11앓는 소리가 보기좋다. 그러한 의도? 푸하하...
나두 모자이크는 패착이란 생각이다. 고민 많지? ^^
모자이크가 패착이라구??? 아냐. 그냥 계속 나와 집사람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으니까 목적에 부합하는 거지. 그나저나 집사람을 두고 앓는 소리를 하자니 좀 계면쩍지만 그래도 좀 인간적인가? ㅎㅎㅎ
2010/02/25 11:11juan님의 부인에 대한 사람을 엿볼 수 있네요. 같이 살며 나이 먹으면서 세월이 갈 수록 골동품 같이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두터워지는 애정으로 살면 그것은 성공한 삶이라고 저는 생각 하거든요.
2010/02/25 14:04예, 저두 그렇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칭찬이죠? ㅎㅎㅎ
2010/02/26 19:13그럼 칭찬이지요. 외국 나가 사시는 분들을 보면 거의 모두가 부부가 참 다정하게 서로 의지하면 사는 것을 봤습니다. 보기 좋더군요.
2010/03/01 11:54저는 아르헨티나에서 70 혹은 80이 넘으신 노부부가 손을 잡고 다니는 것을 보고는 엄청 부러웠답니다. 저두 나중에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2010/03/01 18:52저도 그렇게 되기를 흽망했는데 그게 안되네요. ㅜ.ㅜ
2010/03/06 11:52언제나 으르렁거리는 늙은 부부의 전형적인 앙숙같은 거 있지요? 자꾸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산에 갔다 오면 올리는 사진과 글에 남들 부부가 동반산행하는 사진을 뒤에서 찍어 블로그에 포스팅하면서 쓰는 말이 있습니다. "제일 하고 싶다는것. 저렇게..."
대화가 많이 필요하지 싶습니다. 저희 부부의 경우는 언제나 대화를 많이 합니다. 뭐, 그러려면 삶에 여유가 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2010/03/07 1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