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저녁 갑자기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어졌습니다. 하지만 무엇을 먹을 수 있을까요? 아르헨티나 쪽으로 넘어가서 고기나 한 조각 먹고 올까요? 사실, 아르헨티나에서 먹는다고 하면 숯불에 잘 구운 고기 한조각이 가장 대표적인 요리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또 다른 옵션을 원한다면, 이제 소개하는 식당을 잘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이 식당의 이름은 롤라 Lola 라고 합니다. 롤라 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남미에서는 여자의 이름인데, 레스토랑 셰프의 말에 의하면 스페인에서는 그냥 흔하게 아무개(여자)라는 뜻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이 레스토랑도 이름처럼 흔한 식당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름을 롤라라고 했나 봅니다.
식당은 나중에 지도를 통해 보시게 되겠지만, 뿌에르또 이과수 Puerto Iguazu 시내 한복판에 보면 7거리가 만나는 곳이 있습니다. 7거리이니 모퉁이도 7개가 되겠지요? 흥미로운 것은 7거리 중에 5모퉁이가 모두 식당 내지는 바 Bar 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롤라 역시 그 중 한 모퉁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실내는 비교적 최근에 생긴 레스토랑이라 그런지 깨끗하고 아담하고 또 현대식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장소가 협소해서인지 식당앞 인도와 코너의 모퉁이 부분까지 모두 식탁을 들여놓고 꾸며져 있습니다. 마침 비가 오는 저녁이었기 때문에 바깥에 있는 의자는 모두 접혀져 있었기에 안쪽으로 들어가서 앉았습니다.
식당 안에는 이미 상당수의 손님들이 가족적으로 들어와서 음식과 음료수를 시켜 먹고 있었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열린 레스토랑 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서너번을 온 사람들도 있는 것을 보니 음식이 맛있다거나 서비스가 좋다거나 아무튼 뭔가 비결이 있어 보입니다.
조그만 식당이라 주방도 조그맣더군요. 셰프가 열심히 만든 음식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그 앞에 있는 보조 요리사들 역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네요. 이곳은 장소가 없어서 숯불은 못 피운답니다. 하지만, 전기로 굽는 특별한 오븐이 하나 있는데요, 12분만에 80개의 스테이크를 조리할 수 있다고 자랑합니다. 쇠고기로 유명한 아르헨티나지만 오븐은 스페인 것이라고 하더군요.
일단 앉아서 와인을 하나 시켰습니다. 셰프의 조언대로 아르헨티나 산 후안 지방 Provincia de San Juan 의 라스 모라스 Las Moras 라는 적포도주를 시켰습니다. 가격도 그리 높지 않지만 과일향이 아주 풍부한 와인이었습니다.
이윽고 엔뜨라다 Entrada 가 들어옵니다. 엔뜨라다 하나 하나가 멋지게 장식이 되어 있네요. 보시겠습니까?
그리고 우리 (조카와 나) 앞에 가져다 놓은 엔뜨라다 접시입니다.
4개를 가져왔는데, 하나 하나 다 맛을 보지는 않았습니다. 조카는 앤쵸비 Anchova 가 올라가 있는 것을 잡았고, 저는 제일 끝에 연어 Salmon 이 올라가 있는 것을 잡았거든요. 여기서는 엔뜨라다를 보까디또 Bocadito 라고 표현을 했더군요. 그냥 한국어로는 군것질 정도가 되겠네요. 각각의 가격은 6페소~8페소 정도이니까 한국돈으로는 1500원~2000원 정도겠네요.
그 다음 가져온 것이 새우 튀김인데, 저 끝에 있는 레몬 조각을 즙을 내서 뿌리고, 그 옆의 소스에 찍어 먹는 것입니다. 새우 머리는 그냥 장식이고, 몸통을 둘로 갈라서 빵가루를 입혀 기름에 튀겼는데, 아주 맛있더군요. 거기에 앞서 언급한 적포도주를 한 모금 마셨더니, 우와~ 정말 맛있었습니다.
다음에 나온 샐러드, 그냥 평범하지만, 모양이 예뻐서 사진을 찍습니다. 이쯤해서 이것 저것 물어보는 저와 조카를 상대하다 친해진 셰프 그리고 셰프의 여친. 저희에게 이것 저것 사진도 찍게하고 또 이것 저것 설명도 해 줍니다. 자기네 식당의 특징과 역사와 셰프 자신에 대한 이야기들이죠. ㅎㅎㅎ
이건 오븐에 구워 낸 비페 데 조리소 Bife de Chorizo 입니다. 이건 일반적인 음식이라며 손님에게 내 가기 전에 사진을 찍게 해 주었습니다. 아무튼 같은 비페 데 조리소인데, 접시에 담긴 방법이 달라서인지 고기도 달라보이네요. 맛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이것도 손님에게 내 가기 전에 사진을 찍게 해 주었습니다. 스페인식 빠에쟈 Paella 인데, 아주 맛깔 스럽게 만들어 졌군요. 다음에 와서는 이걸 한번 시켜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주문한 것은 이게 아니었습니다. 곧 음식이 들어옵니다.
첫 음식은 구운 연어와 곰팡이가 핀 치즈 곧 로케포르드로 만든 소스였습니다. 72 페소로 되어 있는 최고급 요리인데요, 미화로 18불 정도이니까 한국돈으로는 2만원 정도가 되겠군요. 배가 고파서였는지 정말 입안에서 살살 녹는데,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지금도 사진을 보니까 회가 동하는군요. 쩝~
두 번째 나온 음식은 수페르 감바 Super Gamba 라고 부르는 요리인데, 새우와 샐러드를 조합해서 만든 시원한 요리였습니다. 몇 숟가락 떠 먹었는데 시원하면서 약간 달콤짭짤한게 감칠맛이 있더군요. 한국인들의 입맛으로는 좀 느끼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포도주와 함께 하면 아주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격은 70 페소니까 위 음식하고 비슷합니다.
마지막으로 나온 음식이 크레피 Crepi 라고 해서 손으로 만든 부침개 비슷한 것에 송이 버섯을 넣어 만든 소스를 뿌려먹는 것입니다. 딱 세 조각이 나왔는데, 저는 맛만 보고 조카가 모두 먹어 치웠습니다. 정말 청소년의 식성은 무섭네요. ㅎㅎㅎ;; 벌써 배가 불러와야 정상인데, 아직도 입맛을 다시며 먹는 모습을 보니 정말 대단합니다. 그나저나 음식도 역시 엄청 맛있네요. ^^
서양 음식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후식 이죠? 여기서는 스페인어로는 포스트레 Postre 라고 하고 포르투갈어로는 소브레메사 Sobremesa 라고 합니다. 과일 샐러드가 제일 먼저 생각났지만, 이걸 시키면 새로운 집에 대한 예우가 아니죠? 셰프를 불러 이 집의 가장 독창적인 후식을 부탁합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구운 서양 배에 시럽을 입히고, 몇개의 신 과일 알맹이와 함께 조그만 컵에 담긴 진한 갈색의 액체 입니다. 갈색 액체의 정체가 궁금해서 물어보았더니 아르헨티나산 포도주 말벡을 설탕과 함께 끓여서 줄어든 소스라고 하는군요. 줄어든 와인 Vino Reducido 라고 했습니다. 그것을 배와 함께 묻혀서 먹어 보았더니 아주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게 해 줍니다.
잘 먹었고, 너무 맛있어서 셰프를 불러 와인 한 잔을 함께 합니다. 그리고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블로거라고 소개를 하고 명함을 하나 건넸습니다. 그랬더니 셰프는 자기도 한때 블로그를 했다면서, 자기 이름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라고 하더군요. 셰프의 이름은 라자로 보르돈 Lazaro Bordon 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검색을 해 보니 블로그는 잘 모르겠고, 아무튼 뿌에르또 이과수 지역에서는 상당히 알려진 셰프로군요. 적어도 몇 개의 최고급 호텔(Loi Suite, Amerian etc)과 레스토랑에서 셰프로 일을 한 경력이 있습니다. 아마도 여기 저기 직장 생활을 하다 이제 자기 레스토랑에서 자기 맘대로 만들고 싶어서 레스토랑을 만든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셰프가 일하는 레스토랑이니 이과수를 오시는 분들에게 정말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레스토랑 안의 몇몇 손님들과 인터뷰를 해 보았더니 모두 이구동성으로 동양의 손님들께 추천해 드리고 싶다고 하더군요. 나중에라도 이과수에 오시게 되면 이 레스토랑에서 저녁 한끼를 드셔 보시도록 추천해 드립니다. 아! 참! 이 식당이 어디 있는지를 알아야겠죠?
사진은 구글 어스에서 캡쳐한 것입니다. 뿌에르또 이과수 시내 중심가에 브라질 대로 Av. Brasil 이 지나가는 곳에 7거리가 있습니다. 그 중 브라질 대로에서 비스듬하게 오른쪽으로 두 번째 모퉁이가 바로 이 식당 롤라가 존재하는 곳입니다. 차를 타지 않더라도 이과수 시내에 숙소가 있다면 걸어다니면서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 들리게 되면, 꼭 이 블로그에서 추천해 주더라고 하시기 바랍니다. 아마 셰프가 여러분에게도 맛있는 음식을 선 보여 줄거라고 생각합니다.
블로그가 좋았다면 댓글 한 줄, 추천 한번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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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이과수에서 지내고 계시군요! ㅎㅎ 구워진 고기를 보니 아사도가 미친듯이 땡깁니다! ㅎㅎ
2011/04/20 12:02그렇습니다. 이과수에 거주합니다. 자연을 벗삼아 지내기에는 딱 좋은 도시 같습니다. 날씨가 더운게 흠이지만...
2011/04/22 12:06저 새우 튀김은 예술입니다. 아직 아침인데도 마구마구 땡겨주시네요. ㅎㅎ
2011/04/20 15:45체프는 제가 너무 치켜세우는 것 같아서 소개를 잘 안했답니다. 아무튼 스페인요리 분야에 있어서는 상당히 알려진 인물이었답니다. 다음에 이과수에 오시게 되면 꼭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
2011/04/22 12:10연어구이랑 새우튀김 마음에 드는데요.
2011/04/22 02:00요리사랑 와인도 한잔하시고 아주 흡족하셨나 봅니다. ^^
예, 아주 흡족했답니다. 정말 간만에 맛있는 요리를 먹은 느낌이었어요. 요리사의 설명과 재능이 정말 마음에 들더군요. 블로그 덕분에 요리사를 사귄 것 같아서 좋았답니다. ㅎㅎㅎ
2011/04/22 12:12그래서 Lola였던거군. 영원한 Anouk Aimée... ^^;
2011/04/22 04:46어찌되었거나 네 포스트는 영 보기가 괴롭다(?). ㅠㅠ
그러냐? 그래도 어쩌냐, 할 수 없지 않니? 이과수 쪽의 식당을 다 보여 주는게 내 목표라서 말이다. ㅋㅋㅋ
2011/04/22 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