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와 2010 남아공 월드컵 조 2차전을 갖게 된 브라질팀의 경기를 보던 날은 아침부터 비가 내렸습니다. 하루 종일 찌뿌린 날씨였고, 으슬으슬 추워지는 날씨였지만, 그래도 일요일이었기 때문에 오후 3시 30분부터 시작하는 경기를 보러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나올것으로 예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대 북한 경기를 할 때에 비해서 한 7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사람들이 식당가로 나왔더군요.
식당가 한쪽에 주유소가 있었는데, 그 주유소 한편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두었습니다. 그곳에서 경기를 보고 있는 젊은 커플의 뒤통수가 보입니다. ㅎㅎㅎ
대 북한전에 비해서 상당수의 카메라 기자들이 나왔더군요. 그들 역시 제 사진기에 한 컷씩 담아 봅니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여기 저기 식당들에 가득 들어차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3-0으로 브라질이 리드하고 있던 순간이었습니다.
갑자기 조금 심각, 아니 조용해졌었는데, 그때 코트디부아르가 한 골을 넣었을 때 였습니다. 북한도 아니고 코트디부아르에게 한 골 먹은 것이 이렇게 조용해지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TV를 보는 관객들을 촬영하고 있는 기자입니다. 역시 월드컵은 사람들을 몰고 다니는 재주가 있군요. 그리고 그처럼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기자들이나 사진사들이 모여들게 되어 있죠? 저처럼 말이죠. ㅎㅎㅎ
코트디부아르가 한 골을 넣었을 때의 표정입니다. 환호하는 기색이 없죠? 확실히 그 순간에도 여자들에게는 손톱손질을 할 여유를 준 모양입니다. 예의 조금 가무잡잡한 피부를 가진 브라질 아가씨가 손톱을 손질하는 모습이 제 카메라에 잡혔군요. ㅎㅎㅎ
그리고, 안타까워하는 커플도 잡혔습니다. 이제 겨우 1점 추가했는데, 뭘 그러시나요? 예? 아자씨~!!!! 아무튼 이제 경기는 종반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브라질은 1승을 추가해서 16강에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16강에 진출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경기가 끝날 때까지 사람들은 심각합니다. 모두 TV를 향해서 움직이지도 않고 주시하고 있습니다. 경기에 관한한 참 집중을 잘하는 브라질 사람들입니다. 사실, 평소의 브라질 사람들은 활기차고 우호적이기는 하지만 한가지 일에 집중을 잘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런데 축구와 관련해서는 이게 문제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하긴, 브라질 사람들과 관련된 속담이 하나 있죠? "축구공을 주어 보아라,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줄 것이다"라는 속담이요. ㅎㅎㅎ
경기가 끝날 무렵이 되자 경찰들이 어디선가 나타나서 길 이쪽 저쪽으로 바리케이드를 만들고 통행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건 지난 북한 전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군요. 왜 이렇게 해야 하는 걸까요?
또 차단한 길, 총 3블록 정도의 거리였는데, 그 중간에 경찰들이 진을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뭔 일이 일어나게 될까요? ㅎㅎㅎ;; 경기는 큰 반전없이 그냥 3-1로 브라질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그리고 환호하는 사람들은 슬슬 바깥으로 나가기 시작합니다.
경기가 승리로 끝나자 사람들은 부부젤라를 불어대고, 서로 끌어안고, 환호하고 뛰고 아무튼 난리가 났습니다. 피파랭킹 제 1위의 브라질도 조별리그를 넘어 16강에 출전하게 되었다는 것이 그렇게 기쁜 일인가 싶습니다. 한국이라면 목을 메고 있어야 하는데, 브라질의 경우는 좀 더 여유가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그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런 국민들의 열정적인 성원이 있기에 브라질의 축구가 세계 1위가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식당에서 이제 거리로 쏟아져 나옵니다. 그들이 가는 곳은 예의 경찰들이 보호막을 설치한 곳 중앙으로 몰려가는 것입니다. 식당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만이 그곳으로 몰려드는 것이 아니더군요. 집집에서, 건물마다, 거리마다 녹색과 노란색의 브라질 국기를 몸에 걸치고, 들고, 입고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하긴, 대한민국은 거리에서 응원을 하니, 이 정도는 눈에도 차지 않겠군요. ㅎㅎㅎ
게다가 몸에 모두 붉은색 옷을 걸치고 나오는 대한민국의 거리 응원단에 비하면, 여긴 좀 더 총천연색의 옷차림과 패션이 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실 이정도면 거리 응원이라고 할 수는 없겠네요. ㅎㅎㅎ
브라질은 역대 월드컵 성적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 월등한 나라입니다. 이미 월드컵에서 5차례 우승을 했고, 이번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중 하나입니다. 그런 나라이다보니 축구는 어쩌면 단순한 스포츠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브라질 사람들에게 있어서 축구는 종교이고, 어쩌면 국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며, 문득 두어가지 생각이 떠 올랐습니다. 하나는 지구 반대편 내가 태어난 나라는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와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잡아야만 16강에 올라갈 수 있다고 모두가 불안해하고 있는데 반해, 지금 살고 있는 삼개국 국경 지역의 삼개국은 모두 자력으로 16강에 올라가거나(브라질), 올라갈 가능성이(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높은 나라들이라는 것이 아주 아이러니하게 느껴집니다. 한국은 언제나 조의 다른 팀의 경우의 수가 아니라 자력으로 이렇게 저렇게 가능성이 있는 팀이 되려나요?
또 하나의 생각은 좀 더 정리를 해서 월드컵이 끝난 다음에 기고를 할 생각입니다. 월드컵이 그렇게 좋은 행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모두가 즐거워하는 이 시점에 기고하기는 좀 그렇군요. 아무튼 3개국 국경이 모여있는 곳이다보니 파라과이의 승리에 브라질 사람이 함께 했듯, 브라질의 승리에 아르헨티나 사람도 나와 있더군요. 이게 언제 적대적으로 변하게 될까요? 푸훗~
브라질의 서민들에게 있어서, 축구만큼 매력적인 것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물가도 비싸죠, 교육도 시원찮죠, 일자리는 별로 없고 무엇보다 임금이 적습니다. 이런 나라에서 사는 서민들은 떵떵거리며 사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체념하며 받아들일까요? 그런 브라질 사람들에게 단번에 상류사회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하긴 브라질뿐이 아니로군요. 남미 나라들은 모두 그렇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게 바로 축구라는 생각입니다. 그곳에서 남미 축구의 근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남미 나라들과 축구는 물론 야구, 농구, 배구, 골프, 스케이트등 여러 분야에서 골고루 팬들을 가지고 있는 한국이 같을 수는 없겠지요. 분산된 성원은 결국 월드컵과 같은 국제 이벤트에서 약체 아시아 팀들을 만드는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 않을까요?
블로그가 괜찮으셨다면 댓글 한 줄, 추천 한 번 부탁드립니다
'문화 > 스포츠'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아쉽다~! 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8) | 2010/07/04 |
|---|---|
| 2010 남아공 월드컵 - 남미 강국들의 몰락 (22) | 2010/07/03 |
| 16강으로 진출하게 된 브라질 - 이과수 풍경 (8) | 2010/06/22 |
| 16강에 근접한 파라과이 사람들의 모습 (2) | 2010/06/22 |
| 꽈뜨로 아 우노(4-1), 아르헨티나 사람들 기가 살겠네 (20) | 2010/06/20 |
| 세계 1위 브라질의 기쁨 (2) | 2010/06/19 |
TAG 16강 진출,
2010 남아공 월드컵,
거리 축제,
거리응원,
관광,
남미,
남미 3개국,
남미 생활,
브라질,
브라질과 코트디부아르,
사진,
삼개국 국경,
아르헨티나,
여행,
월드컵 모습,
이슈,
축구에 대한 남미 사람들의 생각,
파라과이,
남미>브라질





댓글을 달아 주세요
축구에 대한 열정이 그런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 아닐까요? 한국에선 어릴 때부터 좋은 성적을 내야되는 경쟁 속에서 공을 만나지만, 브라질 같은 남미 국가들은 어릴 때부터 떼어놓고 살 수 없을 정도로 공과 가깝게 지내면서 즐겁게 배워서 그런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 그곳에선 어떤지는 모르겠지만요. ^ ^ 그리고 한국은 개인능력도 중요하지만 조직이 더 중요하단 생각에 조직력있는 팀을 만들어가는 성향이 큰 반면에 다른 국가는 개인의 능력을 더 일깨워주는 훈련을 해서 아닐까요? 이것도 순전히 개인적인 추측입니다. ^ ^ 한국도 나이지리아전에서 승리하면 자력으로 16강 진출할 수 있으니 승리를 기원합니다. ^ ^
2010/06/22 12:47에이스헌터님, 아직 홀리라이트팔로우가 쉽지 않군요. ㅎㅎ;;
2010/06/23 08:29아무튼 한국이 16강으로 올라가서 일단 목표는 달성했네요. 다음이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
오늘 글 정말 재미있다. 한 구라 하는구마잉~~ ^^
2010/06/22 22:41그럼 내가 "박구라"라고 된다는 뜻인가? ㅎㅎㅎ
2010/06/23 08:30남미인들의 축구의 열정은 아마 최고일겁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남자아일경우 축구공을 선물할정도로 좋아하지요.동내 축구부터클럽축구 등등 프로가 되기위해서는 어릴때부터 팀에 소속이 되 무진장 공만 찹니다.
2010/06/23 03:59한국의 유명한 현제의 선수들도 알잰틴이나, 브라질 클럽에 어릴때부터 유학을와서 축구 공부를 한선수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응, 박주영이 브라질에서 공부를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2010/06/23 08:31어제 한국 경기 보면서 마지막 몇분은 정말 너무 긴장 가운데 본 듯하다 ..
2010/06/23 18:45계속 시계만 쳐다보며 왜 안 끝나나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어쨌던 최소 한 경기는 더 보게 됐네 ... 요즘 축구 보는것 외에는 정말 너무 너무 한가하다..
8강전에서 한국 축구 다시봤어. 이곳 브라질 사람들이 모두 한국팀을 들었을 정도였거든. 게다가 우루과이 신문들 모두 경기 내용은 한국이 이겼다고 했으니까. 아무튼 한국 많이 발전했어. ㅎㅎㅎ
2010/06/27 1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