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에 진출하는 나라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6/22 16강에 근접한 파라과이 사람들의 모습 (2)

슬로바키아와 파라과이의 월드컵 조별 리그 2차전이 끝나기 15분전, 필자는 급히 파라과이 델 에스떼 시내로 향했습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파라과이가 1-0으로 이길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파라과이 사람들의 축제 분위기를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었죠. 브라질 국경을 통과하고 파라과이 국경에 근접했을 때, 시간은 이미 현지 시간으로 9시 20분이었기 때문에 경기가 끝났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조용하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어쩌면 그 사이 파라과이가 역전된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창문을 내리고 세관에 있는 핸드폰을 들고 있던 직원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경기가 끝났고, 파라과이는 2-0으로 이겼다고 합니다. 이제 곧 사람들이 몰려 나오게 되겠군요. ㅎㅎㅎ;; 그래서 아직 한산한 거리에 주차를 시키고 분위기를 좀 찍어 봅니다. 여기 저기 파라과이 국기를 걸고 있는 사람들도 보이고, 상인들도 보입니다. 국경이라 그런지 파라과이 국기 외에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국기 혹은 복장을 하고 있는 사람도 보입니다.


슬슬 사람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도보로 오는 사람들, 모터사이클을 타고 나오는 사람들, 자동차 경적이 울리면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환호하는 소리와 왁자지껄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거리는 이제 붉고 푸른 파라과이 국기의 물결속에 잠기고 있습니다. 파라과이 국민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 흥분한 모습입니다. 정말 월드컵에서 승리를 하는 것이 이렇게 즐거울까요? 사람들의 환호성에 귀가 아플 지경입니다.


어디선가 자동차의 행렬이 나타났습니다. 차마다 파라과이 국기를 달고 헤드라이트를 켜고 빵빵!빵빵빵! 하면서 거리를 서행하고 있습니다. 이들 차량들은 국도와 시내 경계 도로가 만나는 네 거리를 막으며 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남자들 뿐 아니라 여자들도 거리로 뛰쳐나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나름대로 꾸미고 나오는 사람들도 있군요. 지금 파라과이는 계절상 겨울인데, 날이 푸근해서 옷차림들이 좀 야하군요. ㅎㅎㅎ


슬로바키아와 2-0으로 이겼으니 파라과이는 계속 조 1위입니다. 이탈리아와 뉴질랜드가 게임에 비겼으니, 3차전을 기다려봐야 알겠지만, 파라과이는 느긋합니다. 파라과이는 이전에도 월드컵에 여러번 출전을 했고, 사실 기량이나 기술이 한국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하지만, 아무튼 이런 축구 강국에서도 월드컵에서의 조 1위는 여전히 기쁜 모양입니다.


거리에서 특이한 나팔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브라질 복장을 한 이 사람은 파라과이 친구와 함께 환호를 하고 있더군요. 나팔은 자전거 바퀴에 바람을 넣는, 혹은 축구공에 바람을 넣는 펌프의 끝을 튜브로 연결해서 목소리 대신 손으로 뿡뿡 소리가 나게 만든 거였습니다. 저 사람은 목이 쉴 일은 없겠군요. ㅎㅎㅎ


경기가 열린 시간은 파라과이 현지 시간으로 일요일 아침 7시 30분이었습니다. 평소같으면 모두가 자고 있을 시간이군요. 남미 나라의 사람들은 토요일이면 대개 늦게까지 춤을 추며 놉니다. 보통은 새벽 두 세시까지 그렇게 노는데, 어떤 경우는 밤을 꼴딱 세우고 아침 다섯시 정도부터 잠자리에 듭니다. 따라서 일요일 아침은 대개 10시나 혹은 정오까지 침대에 있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월드컵은 이런 생활습관까지 바꾼 모양입니다. 아침 일찍부터 즉 7시 30분부터 일어나서 경기를 보았다는 뜻이네요. 게다가 경기가 끝난 9시 20분경 역시 늦은 시간이 아닌데, 모두들 거리로 나와 축하를 하고 있는 것이죠. 하하하, 하긴, 새벽 3시 30분이라고 해서 안 볼 국민들은 아니군요. ㅎㅎㅎ


일하는 시간에도 상점이나 사무실에 TV를 가져와서 자국의 게임뿐 아니라 월드컵 축구 중계하는 모든 게임을 지켜보는 사람들이니 자국의 게임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판이군요. 그렇게 열광적인 국민들의 성원을 몸에 지니고 나간 파라과이 국가대표 축구팀은 지금 마음이 좀 홀가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파라과이는 파라과이 시간으로 24일 아침 11시에 뉴질랜드와의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오늘까지의 경기 내용으로 보면 뉴질랜드까지 잡고서 조 1위로 16강에 들어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력으로 16강 행을 하는 나라들 사이에 살다보니 대한민국은 언제나 다른 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스스로 이런 저런 대회를 치루는 날이 올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나저나 이제 오늘 오후면(여기 시간으로 오후 3시 30분입니다. 한국과는 12시간 차이가 나죠.) 대한민국의 대 나이지리아 전이 전개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여기 저기에서도 위 사진들의 파라과이처럼 감동과 환희의 물결이 넘쳐나게 될지 사뭇 궁금합니다. 아니면 반대가 될까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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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Victor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에는 남미의 나라들이 몇개나 나간건가??/ 알잰, 브라질, 우루과이.칠래, 파라과이... 전부 다 나간건가??

    2010/06/23 03:34
    • Favicon of http://latinamericastory.com BlogIcon juanpsh  수정/삭제

      음. 그렇게 다섯 나라가 나갔고 모두 16강 행이 가능해 보인다. ㅎㅎㅎ

      2010/06/23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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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의 라틴 아메리카 이야기 (ex. 이과수 이야기)
라틴 아메리카의 중심부,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의 국경에 위치한 이과수 폭포와 지역 도시들의 환경과 풍경, 언어와 특징들에대한 이야기를 들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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